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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커피에 빠진 캠핑, 커피 한 잔에 나를 만나고 세상을 만난다
작성자 presso (ip:)
  • 작성일 2016-11-18 09: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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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더워.”


지난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은 만나기만 하면 잠 못 들던 지난밤의 열대야를 얘기하고, 에어컨으로 부담스럽게 늘어가는 전기세를 걱정했다.

누진세를 낮춰준다는 정부 발표에 귀가 솔깃하기도 했지만 결국 거기서 거기인 전시행정에 짜증만 더했다.
말복이 지나고 처서가 코앞에 왔을 쯤에도 폭염은 누그러질 줄 몰랐고, 이러다가 더위에 쪄 죽고 말겠다는 생각에 주섬주섬 장비를 챙겨 숲 속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사실 더위는 핑계였고 얼마 전카페솔루션에 장만한 ROK 수동 에스프레소머신을 사용하고 싶어 안달이 나던 차에 날씨를 핑계로 집사람을 구슬린 것이다.

그리고 함께 커피 한 잔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몇몇 지인들에게도 연락을 했다. 날이 너무 더워 낮에는 이동할 엄두를 못 내고, 오후 5시쯤 도착할 요량으로 느지막하게 출발했다.

사이트도 뜨거운 햇볕을 피해 산속, 나무 그늘에 가려진 외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캠핑도 텐트치고 모든 준비가 끝났을 때라야 비로소 힐링이고 신선놀음이 된다. 너무 덥거나 추운 날에는 짐을 싸면서도, 텐트를 치는 동안에도 내내 이어지는 가족의 잔소리를 각오해야 한다.

한바탕 땀을 쏟고 났더니 커피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나무 사이에 해먹을 걸어 늘어지게 잠이나 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하지만 맛있는 커피를 대접하겠다며 주변 지인들까지 초대한 마당에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테이블에 ROK 수동 그라인더를 꺼내 놓고 캠핑 카페의 오픈을 서둘렀다. 사실 ROK 수동그라인더는 캠핑장에 들고 다니기엔 조금 거북한 사이즈와 무게를 지녔다.

하지만 그 묵직함과 거대함 그리고 스테인리스의 번쩍이는 위용 때문에 보는 사람마다 부러워한다. 그 덕에 나는 어깨에 힘 한 번 줄 수 있으니 그 맛에 ROK 수동그라인더를 캠핑장까지 들고 다닌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니 오늘 함께 할 손님들이 도착했다. 모두들 캠핑 쪽에서는 알아주는 베테랑들인 데다 커피도 너무너무 좋아하는 마니아들이라 웬만해서는 이 사람들 입맛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오늘은 원두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에티오피아 꽁가 내추럴, 인도 바바부단 워시드, 케냐AA. 이 정도면 아무도 군말이 없으리라.



캠핑장에서 내리는 언플러그드 에스프레소


 캠핑을 다니다 보면 유난스런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캠핑장에 수망(핸디로스터기)을 들고 와서 원두를 볶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출하게 드리퍼만 들고 와서 나뭇가지에 걸쳐 핸드드립을 하는 고수들도 있다.

거기에 비해 ROK 수동그라인더와 ROK 수동 에스프레소머신을 들고 온 나는 지극히 점잖고 보편적인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주변 사람들은 나 역시 커피 환자(?)로 분류한다.

환자라 부르든 마니아라 부르든 중요한 것은 캠핑을 좋아하고 커피를 좋아한다는 것 아니겠나?


모두 각자 사이트에 짐을 부린 후 오늘 오픈 한 캠핑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오늘 함께 한 게스트 중 특히 커피에 관심이 많은 규현아빠는 시종일관 ROK 수동그라인더와 에스프레소머신에 눈길을 준다.

그리고 그런 규현아빠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규현엄마는 못마땅한 듯 한 마디 던진다.

 “조만간 우리도 저거 하나 장만할 것 같네요.” 그 말에 모두 배꼽을 잡았다. 지금까지 이런 일이 어디 한두 번이었을까.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고, 보면 가지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지만 저지르기는 쉬워도 뒷감당은 늘 힘들다.


다들 안부를 묻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슬슬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나는 에티오피아 꽁가 내추럴을 먼저 그라인더에 넣고 갈았다.

커피를 추출할 때의 아로마도 좋지만, 개인적으론 원두를 갈 때 퍼지는 Fragrance를 더 좋아한다.

이때만큼은 커피의 향에 취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원두도 갈았고, 물도 이미 팔팔 끓여놓았으니 이제 ROK 수동 에스프레소머신을 사용해 커피를 추출할 차례다.

ROK 에스프레소머신은 커피를 넣고 물을 부은 후 드립 할 때처럼 잠시 커피를 불려줘야 한다. 그런 다음 양쪽 손잡이를 힘껏 내려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커피를 만든다기보다는 운동을 하는 느낌이지만 쪼르륵 흘러내리는 진한 에스프레소를 보는 순간 마음이 흐뭇해진다.
ROK 수동 에스프레소머신은 포터필터에 템퍼 그리고 우유거품기가 한 세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끓는 물에 우유를 중탕한 후 거품을 내면 카푸치노를 만들 수도 있다.

기가 막히지 않는가?


이젠 집에서나 캠핑장에서나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는 물론 카푸치노까지 마음대로 즐길 수 있다.

 


원두를 갈아 드립까지 한방에, 카플라노


 집에서 더치커피를 내려 온다면 모를까 야외에서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은 드립이나 프렌치프레스 정도로 한정된다.

최근에 에스프레소를 내릴 수 있는 도구가 몇 가지 나오긴 했지만 역시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핸드드립이 아닐까? 하지만 야외에서 드립 추출을 하려면 이것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일단 도구가 번거롭다.

서버와 드립포트 그리고 필터를 준비해야 하는데, 유리로 된 서버는 커피를 내리기도 전에 깨 먹기가 일쑤다.

그런데 ‘카플라노 클래식 올인원 커피메이커’는 핸드밀 그라인더와 드립포트, 드리퍼 그리고 텀블러컵이 하나로 이루어진 일체형 방식인 데다 깨질 염려가 전혀 없어 야외에서 편하게 커피를 내려 먹을 수 있다.

특히, 핸드밀 그라인더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그 자리에서 원두를 갈아 신선한 커피를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간단하게 그라인더를 분리할 수 있기 때문에

스테인리스 필터를 사용한 드리퍼와 함께 세척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차량으로 이동해서 한 자리에 둥지를 틀고 눌러앉는 오토캠핑이라면 모를까 ROK 수동 그라인더와 에스프레소머신 같은 덩치는 사실 휴대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카플라노는 올인원 방식의 휴대용 핸드드립 머신으로 백패커나 무거운 짐이 부담스러운 여행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핸드드립보다 간편하게 즐기는 프렌치프레스를 원한다면, 트래블프레스


 십인십색(十人十色)이라고 사람들의 입맛도 각양각색이라서 추출 방법도 저마다 선호하는 방법이 다르다.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의 중간쯤 되는 프렌치프레스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프렌치프레스는 원두를 굵게 갈아 프렌치프레스에 넣고 적당한 시간 물에 불린 후 프레스를 내려 원두와 미분을 걸러 내는 방식으로, 특별한 손기술이나 숙련도가 필요 없다.

게다가 커피의 유분을 걸러내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원두의 프리미티브한 맛을 즐길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에스프로’의 ‘트래블프레스’는 캠핑이나 여행 중에 더욱 쉽고 편하게 프렌치프레스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도구다.

 카플라노가 핸드드립 텀블러라면 트래블프레스는 프렌치프레스용 텀블러로 구별된다.

티용 트래블프레스와 커피용 트래블프레스로 용도가 구분되어 있으며, 커피용의 경우 이중 망으로 된 필터와 별도의 종이필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보통의 프렌치프레스가 미분이 남아 호불호가 갈리는 반면 트래블프레스는 이중 필터를 사용해 미분이 남지 않는다.


게다가 유분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중 필터 사이에 별도의 종이 필터를 끼워 커피의 기름기를 거를 수 있도록 했다.

 


커피에 빠진 캠핑


 처음 캠핑을 시작한 계기는 회색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편하게 쉬는 모습이 부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별다른 지식이나 준비 없이 텐트에 침낭 넣고 소위 부루스타라고 부르는 휴대용 가스레인지 챙겨서 보이스카우트의 뒤뜰 야영처럼 시작을 했다.

그러던 것이 이젠 제법 살림살이가 늘어서 오늘은 어떤 장비를 챙겨갈까 고민해야 하는 정도가 되었다.


커피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가방에 커피믹스를 잔뜩 챙겨와서는 아무 때고 물만 끓여서 믹스를 마셨다.

그런데 커피믹스는 캠핑에 맞는 감흥이 없을뿐더러 몇 잔만 마시면 속이 부대껴 더 이상 마실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는데, 핸드드립을 한답시고 너스레를 떨다가 오자마자 서버를 깨 먹기도 하고, 어설픈 실력에 수망으로 로스팅으로 하다가 콩만 시커멓게 태우기도 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시간이 가면 내공이 쌓이게 마련이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이젠 어디 가서 모자란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만큼의 실력이 되었다.


으레 캠핑장에서는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는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나는 자연 속에서 커피 한 잔 내려 마시는 재미에 캠핑을 온다. 오늘처럼 한 덩치 하는 물건들을 들고 나설 때도 있지만 단출하게 드리퍼 하나만 챙겨오는 날도 있다.

내공이 쌓인 후에야 느끼는 것이지만, 장비 자체가 반드시 질을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흔한 우스갯소리처럼 인생 뭐 있나?


낚시도 고수가 되면 고기를 낚는 것이 아니라 강태공처럼 세월을 낚는다고 하지 않던가? 캠핑도 커피도 그렇다. 내게 허락된 시간과 장소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만족하고 행복하면 그만인 것이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둘러앉아 살아가는 이야기 도란거리며 향 좋은 커피 한 잔 곁들인다면 여기에 무엇이 더 필요하겠나?

 값비싼 장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고 마음이 중요한 것이다.


캠핑을 가서 커피를 마시는 것인지 커피를 마시러 캠핑을 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커피를 마시며 자연을 마주하면

내 속의 나를 만나고,

사람을 마주하고

커피를 마시면 세상을 만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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